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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ut être le dernier

  • 2021년 2월 22일
  • 2분 분량

2021년 2월 22일



오랫동안 생각해왔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내가 아끼고 나를 아끼는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하지만 그 수많은 사람들 중 정작 나의 어둡고 더러운 감정들을 표출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 끝에 나는 그 이유를 찾았다. 나 스스로 조차도 그런 부정적인 감정들을 받아들이고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나는 이제 안다. 하지만 정답을 알아도 이런 나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찾지 못하겠다. 그리고 이 사실은 앞으로도 변치 않을 것이다.


누구는 나에게 마지막을 고려하게 된다면 통보하지 말고 그러한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에라도 내가 포함되게 해달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과정 끝의 결과가 어떻든 상관없으니 변화를 만들 기회라도 달라는 그런 뜻인 듯하다. 누구는 그런 주제의 대화는 본인을 포함한 타인에게 피해를 주기에 외부로 밖으로 발설하지 말라고 했다. 이야기를 들어줄 수는 있어도 해결은 전적으로 나에게 있고 내가 변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반복될 악순환이니 타인을 그 악순환에 포함시키지 말라는 그런 뜻인 듯하다. 누군가는 나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간절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나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꺼리며 즐거운 대화만을 추구했다. 물론 어떤 이들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생각을 나를 통해 접해 혼란스러워하기도 했으며 별로 도움이 되어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나는 이런 다양한 사람들에게 서로 다른 이야기를 듣고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그저 침묵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진정 내가 최선이라고 여겨지는 침묵을 유지하려면 이 두루뭉술한 글조차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이기적인 마음에 결코 짧지 않은 글을 남겨본다. 사실 누군가에게 이런 상태에 대해 말하지 않은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어딘가에는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요즘 결코 쉽지 않은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별로 할 것도 없고 걱정할 것도 없는 시기인데, 갑자기 불안할 때가 있는가 하면 또 너무 평화롭게 느껴지는 때가 있기도 하고 이 모든 것에 대한 허무함에 빠질 때도 있다. 이런 작고 사소한 감정들은 하나 되어 나를 막다른 골목에 갇히게 했고 헤어 나오지 못할 정도로 스스로 꼬이고 또 꼬여 고립된 듯하다. 이런 나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나 스스로밖에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 느껴진다. 나 스스로로부터 나를 지우고 타인에게 내가 지워지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잘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 과정이 고통스러울지 혹은 평온할지 잘 모르겠지만, 너무나도 망가져버린 내가 하루하루 시간이 흐를수록 사라져가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흔히 말하는 ‘마지막’이라는 것에 거의 다 도달한 것 같다.


목요일에 병원에서 내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한 시간. 선생님을 만나 얼마나 많은 솔직한 대화를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자신이 없다. 두 달 전, 선생님께서는 내게 ‘꼭 말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을 말하지 않고 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일이 저질러지거나 지나고 나서야 과거형으로 꺼내는 것 같다.’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을 과거형으로 말할 기회가 오기는 할까 싶기도 한 이 시점에서 그간 만들지 못했던 변화를 만들 수 있도록 용기가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부디 선생님의 도움이 간절해지도록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작은 하찮은 이유라도 다가오기를 바란다. 먼저 손 내밀지 않으면 그 누구도 알아채지 못할 테니까. 전적으로 나에게 그 열쇠가 쥐어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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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by Hayoung Harvey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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